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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것을 익히고/고사성어

수레 바퀴 자국 속의 붕어, 학철부어[涸轍鮒魚]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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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이 말라붙을 것만 같은 수레바퀴의 자국에 갇혀 있는 붕어

위험이 눈 앞에 다가왔다는 비유

 

涸 : 물 마를 학  轍 : 바퀴자국 철  鮒 : 붕어 부  魚 : 고기 어


학철부어의 유래

 

전국시대의 일로 집이 가난했던 장자는 끼니가 없어 곤란을 겪고 있었다.

어느 날 장자는 김하후라는 관리를 찾아가 곡식을 빌리고자 하였다.

 

"알겠네. 2~3일 기다린다면 내가 다스리는 마을에서 세금이 들어오니

그 때 300냥쯤 꿔주도록 하지."

 

김하후의 말을 들은 장자는 안색이 바뀌면서 대답하였다.

 

"내가 어제 만났던 붕어의 이야기를 들려주겠소.

내가 어제 이리로 오는데 누가 날 부르길래 보니

수레바퀴 자국 속의 고인물에 붕어 한 마리가 있었소.

하도 애타게 부르는 것 같아 왜 그러냐고 물었더니 

어디서 한 말의 물을 좀 가져다 줄 수 없냐고 하더군요. 

한 말의 물이면 충분하다고.. 

그래서 내가 대답했지요.

 

'좋다. 내 지금 아득한 남쪽의 오월을 찾아가는 길인데

오는 길에 서쪽에서 흘러내리는 장강의 물을 끌어주도록 하겠다.'

 

그랬더니 붕어가 저에게 말하더군요.

'당장에 약간의 물만 있으면 살아남을 수 있는데

사정이 그러하다면 건어물 가게로 저를 찾으면 되겠습니다.'

 

나도 죽거든 당신을 먼저 만나러 오도록 하겠소"

 


출처

 

전국시대의 사상가인 장자가 자신의 자유로운 사상을 엮은 '장자'의 <외물>

 


뉴스로 보는 학철부어

 

학철부어와 역주행 정권의 서민정책(2009.9.23 미디어스)

얼마 전 이명박 대통령은 재래시장을 둘러보다가 상인들이 대형마트 때문에

장사가 안 된다고 하소연하자 그들에게 농산물 직거래와 인터넷 상거래를 통해

이익을 창출해야 한다고 말했다고 한다.

그런가 하면 야후와의 인터뷰에서 내년에는 경기가 회복될 것이라고 하고

각종 경기지표를 들면서 한국경제가 빠른 속도로 회복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이미 ‘학철부어’의 신세에 놓인 서민들에게 그런 지표가 무슨 소용이 있을까.

게다가 미래의 희망을 이야기하면서 현재의 고통을 참아내자는 사탕발림은

옛날 독재정권이 우려먹을 대로 우려먹은 40년도 더 된 버전이다.

그러니까 개발 독재가 한창이던 70년대에도

재무장관이니 국무총리니 하는 이들이 나서서 우선 대기업에 혜택을 주어서

파이를 크게 한 뒤에 분배를 하는 것이 나라 전체를 위해서 옳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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